사진<S2tree 딸 ㄱ 1>
청량리, 灣 / 천서봉
구불구불 뇌 속, 웅크린 상점의 여자는 뜨개질 중이네. 너울너울 나
비처럼
순한 춤처럼 그녀의 입속에서 길들이 흘러나오네.
모든 길은 꽃 피우고 거기 나무 세웠네. 거미의 꽁무니로 빠져나가
는
저녁, 탄식의 갓길 위로 나를 걷게도 했네. 돌아가기 너무 먼 곳
은 쉽게 잊혀졌네.
바람은 순결하지 못하네. 누대의 주름이 병든 대지를
양탄자처럼
띄우며 노는 동안 청량, 청량, 내 낮은 단잠의 수위를 웃돌던 파도소
리.
올올 흩어져 흘러가는 홍진은 모두가 놓친 길이었으므로, 늘
유심
한 문장이었네. 함몰과 범람의 엉킨 타래를 잦는 낡은 물소리를 나
는 읽네. 머릿속,
좀체 완성되지 않는 波浪을 그녀는 뜨개질 중이네. 흘러서 끝이었을
까. 한 땀 한 땀
견디며 건너는 灣이 거기 다 있네
계간<시인시각> 2006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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