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추억을담고싶은>님의 블로그에서
개미 /
오남구
―노자의
벌레5
산성의
행궁지에서 내려오는 길
계곡
너럭바위에 걸쳐 앉은 해가
해말간
얼굴, 맑은 물에 씻고 있어
물속에
담근 내 발이 부끄럽습니다.
슬며시
눈길을 돌리고 바라본 개미
3mm쯤의
일꾼 3이 엎디어서
서쪽
방향으로 물푸레나무 밑을 향하고
목공이
먹줄이라도 튕겨 놓은 듯
곧장
최단 거리로 기어가고 있습니다.
무슨
역사를 하나, 저 개미
두
안테나를 세우고 신호를 받으며
일꾼
3이 엎디어 해를 짊어지고
가는
곳, 노 시인의 맨발이 따라갑니다.
어머,
이 개미 봐!
투명한
소리가 물속에계속 빠지고
물소리가
몇 분간 그 뒤를 따라갑니다.
산성
행궁지의 쓸쓸한 바람
해말간
얼굴에서 머뭇거리고
*노
시인의 맨발
M시인과
동행했다. 굴러다니는 기와를 물로 씻어 그 무늬를 읽어내는 것을 보고,
또
물가에서 한참 동안 개미 한 마리 뒤를 맨발로 따라가며 살피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살아있는 시쓰기라는 것을 알았다.
게재지
: 디지털시(인)
등
단 : 1975년. 시문학
주
소 : 122-810 서울시 은평구 갈현1동 407-25
전
화 : 011-9116-6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