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카페 : 계간 정인문학
풀숲 우주 / 박형준 |
새벽 풀숲에
거미가 이슬 다리를 놓았다
간밤 풀숲에 훅 끼친
숨결 남아 있었나
이슬 속 싹 틔운 행성
반짝이는
몽유(夢遊)에서 돌아온다
이윽고 거미는
꽁무니에서 실을 풀어
바람에 실려 날아간다
아릿한 통증으로
짜여지는 미명(未明)
얼어붙어 선명해진다
해발 칠백미터 고랭지
눈먼 목사네
뜰, 개척교회 종
풀숲에서 울리고
우물엔 물동이 긷는
어린 딸 허벅지에
찰랑이는 서릿빛
계간정인』2006년 창간호 중에서
☆ 프로필 |
시인 박형준(朴瑩浚)
1966년 전북 정읍 출생.
1987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업.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구(家具)의 힘」이
당선되어 등단.
1994년 첫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
련다』 간행 이후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1997) 『물속까지 잎사귀
가 피어 있다』등이 있음.
제15회 동서문학상 수상.
1996년 제1회 꿈과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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