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태초의 어둠 / 이승하

자크라캉 2006. 6. 3. 22:25
     출처카페 : 계간 정인문학

 

 

 

초의 어둠 / 이승하

 

 

태초에는 모든 것이 어둠이었으리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있었고

우리는 모두 어둠으로부터 왔기에

잠을 잘 때는 눈감는 게지

 

신이여

임종 이후에 내가 있게 될 세계가

어둠인지 밝음인지 가르쳐주소서

나 탄생 이전의 세계가

어둠이었는지 밝음이었는지 가르쳐주소서

 

낮과 밤

둘 중 하나를 택일하라시면

난 밤의 하수인

별 한 개 보이지 않는 이 어둠 속에서

두 눈 부릅뜨고

날 밝기를 기다리리

망을 보듯.

 

 

 

『계간 정인문학』2006년 창간호 중에서

 


 ☆ 프로필

 

 

시인 이승하


 

 

1960년 경북 의성 출생, 김천에서 성장,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현재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상, 서라벌문학상 신인상, 지훈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시집 「사랑의 탐구」「우리들의 유토피아」「욥의 슬픔을 아시나요」「폭력과 광기의 나날」「박수를 찾아서」「생명에서 물건으로」「뼈아픈 별을 찾아서」등이 있으며, 시론집으로 「한국의 현대시와 풍자의 미학」「생명 옹호와 영원 회귀의 시학」「한국 현대시 비판」「백 년 후에 읽고 싶은 백 편의 시」「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10대 명제」「이승하 교수의 시 쓰기 교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