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유리에 맺힌 눈물 / 송유미/ 계간<시향> 2005년 18호

자크라캉 2006. 4. 30. 23:31

 

 

                                              사진<네이버 포토 앨범>에서

 

 

리에 맺힌 눈물 / 송유미

 

 

                              

 

 

  흰눈이 내린다. 점점 투명해지는 창이다. 다음 창을 닦으면 또 한 장의
현란한 전광판의 메시지다.  북북 팔이 아프게 문지르다가 보면 쩍쩍 금
이 간 살얼음판이다.  꿈을 잘못  닦아온  세월 탓인가. 닦을수록 첩첩의
안개 속에서 뼈만  앙상한 겨울나무 한 그루 높은 빌딩의 훅훅 몰아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제 흔들리는 모습을 닦고 있다. 유리의 뼛속까지 아
프게 닦다보면  유리의 알 수  없는 눈물이 또르르 맺힌다. 유리의 몸 속
에 유리를 만드는 이슬이 살고 있었다니, 흰눈이 생각도 없이 펑펑 내린
다. 내  하얀 콧김 투명한 유리에  닿아 성에꽃을 피운다. 누군가 손금이
아리도록 피 묻은 하늘을 닦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