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관계 / 송유미(2006년<심상> 3월호)

자크라캉 2006. 4. 30. 23:00

 Burning Candles

 

 

                                          사진<네이버 포토 앨범>

 

 

/ 송유미

 

촛대에 살던 나비 한 마리 문을 열자 어디론가 떠났다

촛대는 나비 그리워 더 많은 나비를 떠나보낸다

떠난 나비의 빈 자리에 촛농이 쌓여갔다

가만히 있어도 촛대의 몸에는 나비가 일렁인다

촛대는 촛대가 아니라 나비의 고향,

나비들이 촛대에 붙여서 사는 동안

알 수 없이 높아진 정신의 촛대,

청산을 어깨에 떠메고

날아가는 나비들은 더 높은 촛대를 향해 날아간다

떠나는 나비를 잡을 수는 없다.

망각을 위해 꽁꽁 얼어가는 송곳으로

제 발등을 찍고 있다

 

 

송유미

서울 신당동 출생

`89년 시전문지<심상>신인상

경향신문신춘문예당선

시집:<백파를 찾아서>, <그대 사는 마을의 불빛>,<허난설헌은 길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