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마뱀>블로그님
칼 / 송유미
모든 것은 끊고 맺음에서 생기는 고통이었다
숫돌 위에서 무뎌지는 감성을 갈다가
다 닳아지는 생이었다
창자를 끊어 내듯 추억을 잘라먹고 살아온 청춘이 었다
종이에 스쳐도 피가 나던 어린 시절도 있었다
두부보다 나약해서 등을 굽히며 살았다
시뻘건 녹물이 뼈 속을 타고 흘렀다
무딘 내 감성만 이가 빠졌갔다
무엇이든 성금성금 썰리는 식욕이
까짓것, 캄캄한 절망쯤은 가볍게 썰었다
상처를 도려 낸 자리마다
생살이 돋아나기도 하였다
칼집 속에 갇힌 어두운 시절은
스스로 빛나기 어려웠지만,
누가 내 생을 한 칼에 목을 날린다면
상현달이 환히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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