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호박이>blog
착한 방 / 박정남
너무 큰집에는 방이 없다.
방은 작을 수록 좋다.
알 같은 방
알 같은 나만 담고
쓸데 없는 것은 다 버리는 방.
그리고 바람 부는 겨울 거리를 지나가는
슬픔 사람을 재울 수 있는,
내 옆에 한 사람즘은 더 누울 수 있어
그래, 그래 하며
이따금 고개 끄덕여 주는 착한 방.
하지만 내 방.
나도 자취할 때 그런 방을 가져서
잠 재워주다가 공납금 도둑맞은 적이 있다.
내 머리 맡에는 물주전자 하나밖에
없으니,
하지만 늘 따듯하고
낮에는 출입금지.
일을 할 수 있는 방
박정남
경북 구미 출생
`75년<현대시학> 추천 자유시 동인
시집 <숯검정이 여자>, <길은 붉고 따뜻하다>, 외
대구 시인협회상
금복문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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