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앨범> 중에서
말 / 심은섭
말 좀 붙여 보려고 딱 풀 하나 산다
말 좀 걸어 보려고 옷걸이를 산다
말을 깨물어 보려고 인포메이션을 찾는다
식도를 타고 올라 온 말과 말 사이에는
풀어지지 않는「이해」가 울고
풀어지는「오해」가 웃고
마음속 슬픔이 기쁨으로 건너오면
목청을 울리게 하는 하나의 몸짓
말은 칼이다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신발을 벗은 말이 달린다
울음소리가 난다 징의
울음소리에 사람들은 생을 건다
생이 깨지고 깨진 그 생을 다시 잡으려고
말이 아니다 사람들은
말에 먹히고 말은 사람들에게 먹혀서
말은 할 말을 잊고 말없이
말발굽 아래 묻힌다
달린다 말을 물고 달린다
입에 말을 물고 말은 말을 하지 않으며
말이 말을 업고 간다
말처럼 달린다
<시와세계> `05년 여름호
심은섭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
011-376-6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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