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31일 (금요일) 14 : 58 한국일보 |
[2005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심사평 |
당선작을 선정하는 동안, 언어를 다루는 능력과 구성력이
뛰어난 시들이 많아 그 가치를 어디에다 두느냐에 대한 고심이 많았다. 결국 아름답거나 쓸쓸한 것들을 얘기하는 것만이 아닌, 뭔가 고통스러워도
육화되어 있어 속이 후련해지는 작품에 심사의 척도를 두는데 이견이 없었다. 그런 맥락에서 신기섭의 ‘나무도마’를 올해의 당선작으로 뽑는다. 존재론적인 고통을 풀어냄에 있어서 고통의 근육을 느끼게 하는 생동감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지가 서로 오가는데 걸림 없어 자연스러웠다. ‘칼날도 날이 부러지는 상처를 맛봤다/ 분노한 칼날은 칼끝으로 너의 그곳을 찍었겠지만/ 그곳은 상처들이 서로 엮이고 잇닿아/ 견고한 하나의 무늬를 이룩한 곳’ 같은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통찰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형상화하는 솜씨가 시를 오래 써온 장인의 결을 느낄 수 있었다. 당선을 축하하고, 시의 길을 가는데 있어 몸을 끝까지 싣기를 기대한다. 이번 응모작품들을 통해 한국 시의 현주소를 가늠해보았는데, 예술에 온 정신이 팔려 지극히 자아적인 것에 머물러 있거나 언어를 다루는 세련미에 몰두한 흔적들이 엿보여 보는 이의 마음을 아쉽게 했다. 함께 응모한 심은섭의 ‘북쪽 새떼들’과 ‘몸의 악보를 더듬어’의 박신규, ‘대마찌’의 조길성, 등도 최종까지 논의되었음을 밝힌다. /심사위원= 김정환 장대송 함민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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