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목련>님의 플래닛에서
산 667번지 / 심은섭
산 667번지는 나의 신앙이다
나무물결 보다 정갈하다
산 667번지는 성황당 지키는 후박나무다
성당 종탑에 앉아 우는 부엉이다
산 667번지는 말발굽아래 눈발로 날리는 탯줄이고
산 667번지는 가끔 밥짓는 연기가 나지 않던 굴뚝이고
산 667번지는 거센 눈발 속에 지아비 하관하던
기억이 아직도 살아있는 촌로의 젖가슴이다
산 667번지는 지금
도시가 점령한 벽돌집 담벼락에 무우-청으로 걸려 있고
하늘만 우러러보는 폐교된 운동장이다
완행버스가 폐타이어를 벗어 놓고 하루를 묵어가는 공터
산 667번지는 훈련병들이 떠난 훈련소다
<심상> 2005년 4월호
심은섭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
010-9330-6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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