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산667번지

자크라캉 2006. 2. 21. 21:49
                          

 

           사진<목련>님의 플래닛에서

 

 

667번지   / 심은섭

 

 

 

 

667번지는 나의 신앙이다

나무물결 보다 정갈하다

667번지는 성황당 지키는 후박나무다

성당 종탑에 앉아 우는 부엉이다

667번지는 말발굽아래 눈발로 날리는 탯줄이고

667번지는 가끔 밥짓는 연기가 나지 않던 굴뚝이고

667번지는 거센 눈발 속에 지아비 하관하던

기억이 아직도 살아있는 촌로의 젖가슴이다

667번지는 지금

도시가 점령한 벽돌집 담벼락에 무우-청으로 걸려 있고

하늘만 우러러보는 폐교된 운동장이다

완행버스가 폐타이어를 벗어 놓고 하루를 묵어가는 공터

667번지는 훈련병들이 떠난 훈련소다

 

 

<심상> 2005년 4월호

 

 

 

 

심은섭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

010-9330-6812

shim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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