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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와 직업[심은섭]

자크라캉 2021. 8. 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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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와 직업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까지 알람시계가 없었던 영국과 아일랜드 등에서 산업혁명 시대에 교대로 근무하는 영국 북부 공장마을 노동자들의 새벽잠을 깨워주는 알람시계의 역할을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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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은섭 가톨릭관동대 교수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까지 알람시계가 없었던 영국과 아일랜드 등에서 산업혁명 시대에 교대로 근무하는 영국 북부 공장마을 노동자들의 새벽잠을 깨워주는 알람시계의 역할을 했던 ‘노커-업’(Knoker-up)이라는 직업이 존재했다.인간알람시계 같은 ‘모닝 콜러’(morning caller)이다.또 1860년대에 ‘렉터’(lector)라는 직업이 있었다.단순노동을 하는 공장직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공장 안에서 책이나 신문 등을 큰소리로 읽어주는 사람이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는 야외극장이 있었지만,1700년 중세부터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공연을 하기 위해 실내공연장이 생겼다.그때 촛불과 촛불의 그을음과 촛농을 30분마다 제거하는 촛불관리인이 필요했다.그러나 ‘노커-업’은 자명종이,‘렉터’는 라디오가,촛불관리인은 전등이 개발되면서 산업혁명이라는 명분 아래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직업이다.이처럼 역사에서 직업도 생성과 소멸의 주기로 반복된다는 것을 인지하게 만든 사건이다.

이뿐만이 아니다.2016년 1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초지능’,‘초연결’,‘초융합’의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도 “2030년까지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라고 했고,칼 프레이&마이클 오스본 교수(옥스퍼드대학)도 미국의 일자리 중 47% 가량이 20년 내에 사라질 거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들은 산업현장에 로봇이 대체됨으로써 기존의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쯤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무엇을 했기에 청년세대들을 취업 대란의 궁지로 몰아갔느냐다.

미국 제31대 대통령을 지낸 하버트 후버가 1944년 6월 27일 시카고 연설에서 “노인들이 선전포고를 하지만,싸우다 죽어야 하는 것은 청춘들이다(Older men declare war, but it is the youth that must fight and die)”라고 말했다.즉 전쟁은 노인들이 일으키고,전쟁터에서 죽어가는 것은 젊은이들이라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시대적 상황도 하버트 후버가 했던 말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그 까닭은 정치는 노인들이 하지만 그 정치로 고통받는 것은 청년세대들이기 때문이다.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당리당략을 위한 저급한 정치로 취업·결혼·출산·주택문제 등과 같은 난제의 고통이 청년세대들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받는 꼴이다.

저출산이 가져다준 노동력 감소,세금부담,국민연금부담 등의 사회적 문제 역시 청년세대들이 향후 떠안고 갈 우울한 미래의 자화상이다.낡은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님비현상’의 주범인 기성세대들의 무책임한 태도의 질적 변화와 각성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기이다.

‘청년이 나라의 미래’라며,진정성이 없는 가식적인 말이 아니라 진정 청년세대들을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를 스스로 자문자답을 해야 할 때이다.포스트 코로나19 이후의 대면시대가 도래하면 청년세대들을 무슨 염치로 대면할 것인가.참으로 낯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은섭 △가톨릭관동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전 강릉문인협회 회장△김동명선양사업회 회장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