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름다운 여행>님의 블로그에서
안개꽃 / 복효근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 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
2010년 『현대시학』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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