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ttp://blog.daum.net/jh8737/9134727>에서
아내의 얼굴 / 김윤성
거리에서 우연히 아내를 만났다.
나는 일부러 모른 척하고 지나간다.
아내는 등뒤에서
<여보, 여보!>하고 쫓아온다.
그래도 나는 모른척하고 지나간다.
(내가 인정하지 않는 한 어째서 저 여자가 내 아내란 말인가?)
저녁상을 가운데 놓고 아내와 마주 앉았다.
갑자기 서베이어 1호처럼
난데없이 사뿐 착륙하는 얼굴.
<바로 저 얼굴이다!>
<뭐가 저 얼굴이에요?>
<아니 서베이어 1호의 달 연착(軟着) 말이야>
이제는
신비의 베일도 벗겨지고 대재벌(大財閥)의 몰락처럼
쓸쓸한 얼굴
달.
-「신동아(新東亞)」(1966년 8월호)-
[약력]
김윤성(1926~ ): 호는 조운(釣雲). 서울 출생. 「백맥(白脈)」(1946), 「백맥(詩塔)」 (1946) 동인으로 문학활동. 종합지「신천지(新天地)」기자, 「해동공론(해동공론)」편집장. 교통부 장관 공보비서, 연합신문 문화부장, 경향신문 출판국 부국장, 「현대문학(現代文學)」주간 등 역임. 시집에 <바다가 보이는 산길>(1956), <예감(豫感)>(1970), <애가(哀歌)>(1973), <자화상(自畵像)>(1978), <돌의 계절> 등이 있음. 한국문학상(1955), 월탄(月灘) 문학상(1971) 등 수상. 예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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