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통나무 사랑과 공예>님의 카페에서
나이테 / 이태관
푸르다는 것이 얼마나
힘에 겨운 일이냐는 듯
시름에 잠긴 나무의 허리를
입산금지의 철망이 옥죄고 있다
새 하나 깃들지 않은 갈색의 모발 사이
외로운 양치기의 피리소리로
바람이 운다
나무의 호흡이 거칠다
나무는 상처를 안으로 갈무리 한다
그 누가 분단을 만들었는지
검은 머리에 세치 자라듯
바람이 나무의 새치를 뽑고 있다
마지막 소임이라 듯
떨어지는 솔방울들
넉넉한 허리 둘레가
부의 상징인 적이 있었다
힘에 겨울수록
더욱 졸라매어야 했던 허리
그 허기짐에 산처럼 굽은
당신
한해의 나이테가 더해질수록
더욱 옥죄여 오는 허리,
중년의 호흡이 거칠다
2007년<시와세계> 봄호
<약력>
1994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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