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밤의 디스크 쇼 / 정석원

자크라캉 2007. 10. 27. 18:52

 

사진<차와 음악 그리고>님의 카페에서

 

의 디스크 쇼 / 정석원

 

라디오 界의 인간은 싱글싱글.

희망곡은 Wonderful Tonight.

그대에게 나는 신청될 거예여. 오늘밤

사랑 받을 수 있다면. 어둠 속에서

깜박거리는 불빛. 환한 침묵.

라디오는 우리에게 희망.

라디오는 우리에게 목요일 밤의 미팅

가내수공업자의 동지.

라디오 계에서 나는 무한한 진동.

흰 이마를 번득이는 파도처럼.

라디오 속으로 한 잎 사연을.

고여 있는 우리의 슬품. 물잠자리처럼

라디오가 지지거리네. 지금

비누방울처럼 소리가 퍼져요.

벌어질 모든 일이 라디오 속에.

눈꺼풀, 눈꺼풀, 라디오의 전원, 딸깍딸깍.

라디오는 저 먼 여인숙의 속삭이는 불빛처럼.

라디오는 기관총처럼 우리를 우그러뜨리네.

다음은 나미의 영원한 친구.

우리는 자동적으로 잡음이에요.

오늘밤. 깊고 깊은 밤.

 

 

2007년<시와 시학>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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