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배창호 감독 영화 「길」의 한 장면> 중에서
몸과 길 / 박진형
자루 속에서
한 사내가 길을 꺼낸다
헐렁한 몸 속에서
줄줄이 달려나오는
오방색 길
피범벅인 노을이
생뚱스런 얼굴을 하고
발바리 한 마리 데리고
느릿느릿 지나간다
다리가 짧은 발바리가 따라간 길을
한 여자가 기억해 낸다
붉디 붉은 울음 구겨 들고
사내가 자루 속으로 들어간다
길의 끝에는 쉼없이 바람이 펄럭인다
다시 살아봐야겠다고
중얼중얼 거리며
<약력>
박진형<1954~ )
시집 :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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