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빛그림 사진여행>님의 카페에서
나는 가끔 서해와 동침하고 싶다 / 유현숙
공중을 덮으며 한 떼의 철새들이 밀입국해 온다
기러기떼, 가창오리떼들, 억새밭 너머에 콩알처럼 깔려 있다
유효기간이 뚜렷이 각인된 바코드를 등에 찍고
저렇듯 세상을 경유한다
저무는 서해는 여전히 해감을 토하며 뒤척이고
온 바다의 뼈속, 붉은 서약이 물컹한 저녁이 뜨겁다
사르륵, 새들의 옆구리에서 깃털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나는 저 적요 앞에서 이제 옷을 벗는다
2007년 <우리시> 5월호
유현숙
2002년 동양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3년 계간 「문학.선」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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