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萬述아비의 祝文-박목월

자크라캉 2007. 3. 17. 10:53

 

사진<흐름산악회>카페에서

 

述아비의 祝文 / 박목월

 

 

아배요 아배요
내 눈이 티눈인 걸
아배도 알지러요.
등잔불도 없는 제삿상에
축문이 당한기요.
눌러 눌러
소금에 밥이나마 많이 묵고 가이소.
윤사월 보릿고개
아배도 알지러요.
간고등어 한 손이믄
아배 소원 풀어드리련만
저승길 배고플라요
소금에 밥이나마 많이 묵고 가이소.

여보게 萬述아비
니 정성이 엄첩다.
이승 저승 다 다녀도
인정보다 귀한 것 있을락꼬,
亡靈도 應感하여, 되돌아가는 저승길에
니 정성 느껴느껴 세상에는 굵은 밤이슬이 온다.

* 2행의 "티눈"은 글자를 모른다는 뜻으로 쓰였다
            
                    - 2007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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