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울한 날 여행을 떠나다>님의 플래닛에서
밑 생각 2 / 조정권
당신이 쥐고 있는 이 갈필은 비바람의 자식이었습니다 일찍이 밀과 바람과 하늘과 태양이 휘어 넘기며 기른 자식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품어 온 아주 평범한 생각이지만 이 마른 갈필로 세상의 모든 어머니처럼 하루 종일 수고해도 가난하기만한 探果 바구니를 이고 돌아와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그분이 먼저 입 대시도록 빵과 포도주 와 이삭 문 촛대 앞에서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문 밖에 서서 들어오 지 않는 비바람의 자식을 기다리는 일이 시쓰는 일이라고 30년을 믿 어 왔습니다 헌데 이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세상에 나올 때부터 나 와 같이 시인들은 집을 나간 자식들이었고 남편이었으며 쓰면 쓸수 록 허공에 묻히거나 못자국만 내는 모든 시들은 어머니에게로 돌아 가지 못하는 탕자의 탄식이라는 것을. *이 시는 2002년 <시안>에 발표한 같은 제목의 시를 개작한 것임-현대시학 홈페이지에서 -2007 <시평>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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