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음으로 통하는 길>님의 플래닛에서
화곡역 청소부의 한 달 월급에 대하여 / 최종천
올해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겠다는
지원비가 드디어 한 달에 100만원씩
1,200만원으로 올랐다, 용렬하게
이 몸도 신청했다. 문득 화곡역 청소부에게
한 달 월급이 얼마나 되느냐고
왜 물어보고 싶었을까?
63만원이라고 했다.
시집도 내고 목돈으로 1,200만원이나 벌었으니
행복은 역시 능력 있는 사람의
권리지 의무가 아니라고
누군가는 생각할 것이다, 솔직히
배때지가 꼴린다, 내가 못 받았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은 사기다.”
백남준의 이 말은 은유도 비유도 아니다
예술은 부를 창출하는 게 아니다, 그 청소부는
얼마나 많은 부를 창출하고도 그것밖에 가지지 못하나
예술은 허구를 조작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자각하는 시인만이 시인이라고
단언하기는 그렇지만, 시인들이여
행복은 권리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렇다면 그대는
시인은 못되리라. 행복은 누구나의 의무이다
우리의 행복함은 곧 우리가 선함이요
우리의 불행은 우리가 악하기 때문이라
이러한 행복과 불행의 원리는
화곡전철역에서 하루 종일 허리 구부리고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의 월급이 63만원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현대시학> 홈페이지 좋은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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