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름다운 삼각산>님의 블로그에서
땅심 / 이향자
쓰러져야지, 쓰러져야지 하는 소리가 들려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는 소리가 들려
산자락 빈집 한 채 만나고 있네
따라가야지, 따라가야지 하는 소리가 안 들려
그립지 않어?
물으려다
발이 붙어버렸네
파편으로 남은 장독대 옆에
감나무 한 그루 무섭게 새 촉 내는 거 보게
집은 지금 나무로 이사 중이네
촉 하나에 기둥
촉 하나에 퇴창
촉 하나에 소 살던 헛간
촉 하나에 부뚜막
촉 하나마다 살던 사람
그림자 하나씩
나무로 남아 나무로 살아
가지마다 명랑한 새를 앉히고
죽은 것을 헐어 산 것을 무성케 하네
*<<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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